<p></p><br /><br />사회부 법조팀 배혜림 차장과 양 전 대법원장의 운명을 가른 순간들을 알아보겠습니다. <br><br>1. 배 차장, 첫 번째 결정적 순간은 언제였습니까? <br><br>첫 번째 양 전 대법관의 변호인 최정숙 변호사가 '한숨'을 내쉬는 장면인데요, <br> <br>먼저 보시겠습니다. <br><br>[최정숙 / 양승태 전 대법원장 변호인] <br>(어떤 혐의를 소명하셨는지?) …” <br> <br>영상에선 소리가 잘 들리진 않았지만 바로 저 장면의 현장에선 최 변호사의 긴 한숨 소리를 듣고 여러 해석이 나왔습니다. <br><br>1-1. 그 한숨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? <br><br>영장심사가 어땠는지 드러나고 만 장면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, <br> <br>통상 변호사가 공식석상에서 한숨을 쉬진 않습니다. <br> <br>검찰의 증거에 반박도 못하고 무조건 부인만 하는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될 수 있겠다는 예견을 하면서, 답답하고 아쉬운 마음이 흘러나온 것으로 보입니다. <br><br>2. 양 전 대법원장의 영장심사 법정 분위기를 짐작 가능하게 하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네요. 다음 결정적 계기는 무엇이었나요? <br><br>큰 대자와 관련이 있습니다. <br> <br>이규진 부장판사의 수첩에는 큰 대자가 여러 차례 등장하는데요, <br> <br>대법원장에게서 지시를 받은 내용, 대법원장에게 보고한 내용의 왼쪽에 이렇게 적어놨습니다. <br> <br>양 전 대법원장은 이게 조작이라고 주장한 겁니다. <br><br>2-1.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수첩이 결정적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까? <br><br>김영한 대통령민정수석의 수첩에는 한자 장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을 의미하는 것이었고요, <br> <br>대통령은 VIP라고 표현했습니다. <br><br>이규진 부장판사의 업무수첩도 이렇게 꼼꼼하게 정리돼 있었는데 양 전 대법원장이 이걸 왜곡 조작이라고 주장한 건 무리수였다고 봐야겠습니다. <br><br>3. 세 번째 장면은 무엇인가요? <br><br>양 전 대법원장의 입에서 '모함'이란 단어가 나온 순간입니다. <br><br>후배 판사들이 검찰에서 한 진술 중 불리한 내용에 대해선 “후배 법관이 거짓말로 나를 모함한 것”이라고 주장한 겁니다. <br><br>3-1. 양 전 대법원장은 조서를 36시간 반 동안이나 검토했는데, 대응 논리가 빈약했던 것 아닙니까? <br><br>조서를 통째로 외웠을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여서, 검찰의 논리를 깨는 전직 대법원장의 전략은 무엇일까 관심이 쏠렸는데요, <br> <br>검찰 관계자는 "기록과 진술이 너무 많아 통째로 부인하는 것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을 것"이라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. <br><br>4.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면서 앞으로 사법 개혁의 목소리가 더 커지겠군요? <br><br>양 전 대법원장은 25년 전 김영삼정부 사법 개혁 때 사법시험 합격자를 300명에서 천 명으로 늘리는 개혁안을 제출했습니다. <br> <br>법조인의 권한을 분산하고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것이었는데요, <br> <br>이렇게 권한을 줄이겠다던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권한을 남용한 혐의로 구속되는 신세가 된 겁니다. <br> <br>앵커. 사회부 배혜림 차장이었습니다.